과천 경마공원 이전 갈등
정부의 경마공원 이전·9800호 주택공급 계획을 놓고 과천시와 마사회 노조, 유치 지자체가 대립하고 있다.
기준일 2026년 8월 31일 · 2026~ · 기록 80건
정부는 2026년 1월 29일 경마공원(115만㎡)과 방첩사(28만㎡) 부지를 통합개발해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과천시와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시민사회가 곧바로 반발하고 나섰다. 이어진 6월 3일 지방선거에서는 이전 반대를 공약으로 내건 신계용 후보가 60.23%로 3선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물러서지 않았다. 애초 2030년이던 착공 목표를 2029년 12월로 앞당겼고, 5월과 8월에 이를 거듭 재확인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총량에서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9월로 예정된 이전 대상지 선정을 앞두고는 국민의힘 경기도당과 축산경마업계까지 국회에서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갈등의 전선은 과천을 넘어 국회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쟁점은 이전 자체가 타당한가다. 정부는 유휴부지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과천시와 마사회 노조, 전문가 다수는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산업·문화시설을 굳이 옮길 이유가 없다며 존치를 주장한다.
주택 물량과 기반시설 부담도 핵심 쟁점이다. 과천에는 이미 2만~2만6천 세대 규모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에 9,800호가 더 얹히면 교통·교육·상하수도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수 문제도 걸려 있다. 경마공원은 과천시에 연 500억원대, 경기도에는 연 2,000억원대 레저세와 조정교부금을 안겨주는데, 이전하면 이 세수가 그대로 빠져나간다.
절차상 문제도 크다. 과천시와 시의회, 마사회 노조는 정부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반복해서 비판해왔고, 정보공개를 거부당한 데 대한 행정심판도 진행 중이다.
과천에 남는 부지를 어떻게 쓸지도 쟁점이다. 정부는 애초 1월 29일 발표에서 전체 면적의 17.8%(24만㎡)를 기업 자족용지로 확보해 첨단 AI 기업을 유치하고 판교-과천-양재로 이어지는 수도권 남부 R&D축을 완성하겠다며, 이 부지를 '과천 인공지능(AI) 테크노밸리'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상은 8월 7일 대통령 주재 점검회의에서도 "9800가구와 첨단 산업시설 조성"으로 재확인되며 정부 계획의 한 축으로 유지되고 있다. 반면 신계용 시장은 8월 13일 "충분한 광역교통 대책이나 자족 용지 확보 없는 주택 수 채우기식 공급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도 많다. 실제 이전 대상 지자체는 9월 공모를 거쳐야 확정되고, 마사회 이사회가 이 계획을 공식 의결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이전 재원의 최종 확정액과 레저세 인하 같은 세제·규제 완화를 정부가 실제로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이며, 과천시가 인허가에 협조할지, 목표대로 착공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앞으로는 정부와 마사회 간 재원·규제완화 협의와 마사회 이사회 의결이 2026년 안에 이어질 전망이다.
과천시(신계용 시장)는 발표 초부터 일관되게 반대해왔다. 기반시설의 한계와 세수 손실을 근거로 든다. 과천시의회도 국민의힘 주도로 철회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고,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국토부·농림부·대통령)는 도심 주택공급 부족을 해소해야 한다며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추진 속도를 앞당겼고, 대통령이 직접 속도를 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사업 당사자인 한국마사회 경영진은 정부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소속 노조의 철회 탄원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재원과 규제 완화를 조건으로 한 조건부 검토 입장에 가깝다.
가장 격렬하게 반대하는 쪽은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다. 삭발과 서명(10만9,619명), 집회를 이어가며 종사자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주장한다.
경기도의 입장은 도지사가 바뀌어도 이전 자체를 받아들인다는 큰 틀에서는 같다. 김동연 전 지사는 "도심 주택 공급 확대에 대해 정부와 같은 생각"이라며 협조 의사를 밝히되, 교통·정주 여건 같은 세부 사항은 앞으로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뒤이은 추미애 지사도 후보 시절부터 이전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았고, 취임 후에는 인수위에 전담 TF를 꾸려 이전 대상지를 경기도 내로 유치해 경마·승마·문화시설이 결합된 가족형 테마파크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온도차가 있다. 이소영 의원(의왕·과천)은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혀 지역 여론과 마찰을 빚었고, 이후에는 교통 인프라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김현석 경기도의원(과천)은 도정질의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가장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온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부지를 원하는 지자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7월 13일 기준 화성·시흥·안산, 양주·파주·의정부·동두천·포천·연천·남양주, 양평·이천 등 경기도 내 12곳이 유치 의사를 밝혔고, 8월 18일 보도에서는 경기남부 3곳·경기북부 6곳 등 9곳으로 다시 집계됐다. 이들 지자체는 세수와 고용 효과를 기대하지만, 정작 마사회 노조는 이들이 초기 적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시민사회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총궐기대회와 서명, 캠페인을 통해 반대 여론을 조직하며 철회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마사회는 7월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이행계획안을 제출했다. 새 부지로 옮기는 데만 최소 16년 9개월이 걸리고, 이 중 부지 확보에만 6년 6개월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이대로면 부지 확보 시점이 2032년 이후로 미뤄져, 정부가 목표로 한 2029년 착공보다 3년 이상 늦어질 전망이다. 이전 비용은 부지 매입비를 제외하고 건설비 2조2,907억원과 이주비 972억원 등 총 2조3,879억원으로 제시됐다.
8월 13일 정부는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마사시설 일부를 먼저 옮긴 부지부터 개발에 착수하는 '신속공급' 방식을 추가로 내놨다. 과천시와 시의회, 지역 정치권, 마사회 노조는 다음날인 8월 14일 경마공원 앞에 총출동해 반발했다. 렛츠런파크 외벽에는 8월 24일 '이전 반대' 현수막이 내걸렸다. 말산업 유관단체 10곳은 8월 25일 '축산경마산업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고, 마사회는 8월 27일 국토부에 낸 검토안에서 최소 2조3,800억원(부지 매입비 제외)의 비용과 마권 구매 상한 폐지·레저세 인하 등 규제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8월 28일에는 갈등의 무대가 국회로까지 넓어졌다. 축산경마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회 앞에서 회견을 열어 '先이전·先착공' 중단과 종사자 2만4,000여명의 고용·생계 대책을 요구했고, 같은 날 국민의힘 경기도당·의왕과천 당원협의회도 국회 소통관에서 철회를 촉구했다.































































